어린아이
나는 프레드뤽 뷔크너의 설교를 들으며, 어린애 같은 유치한 신앙과 반대되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믿음의 의미에 힌트가 될 세 가지 아이들의 특징을 발견했다. 뷔크너는 어린아이들은 실체에 대한 고정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예수님을 놀라게 했던 믿음은 어린아이들의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복음서는 내게 어린아이와 같음 믿음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나는 너무 쉽게 비천한 기대감에 사로잡히고, 변화에 대한 소망을 거의 갖고 있지 않고, 하나님께서 내 안에 있는 오랜 상처를 치유해주실 것을 믿지 못할 때가 많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믿음과 유치한 신앙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태도는 너무나 위험하다. 하지만 우리는 어린아이 같은 깨끗한 믿음에 완전히 사로잡히기 위해 상대방의 믿음을 과감히 회피하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뷔크너 말하는 아이들의 두 번째 특징을, 그들은 선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의존적인 상태로 지내왔기 때문에 자의식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기쁜 마음으로 선물을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자신이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논쟁하지 않고, 그 선물에 보답해야 한다는 걱정도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포장을 뜯고 선물을 보며 마냥 즐거워한다. 하나님께서도 '어린아이 같은' 특성을 가지고 계신다. 구약성경에 분명히 나타나는 것처럼, 그분은 아무 거리낌없이 선물을 받아들이셨다. 예수님께서도 이땅에 계시는 동안 선물을 받으셨다. 갓 태어나셨을 때에는 동방 박사들에게 값비싼 선물을 받으셨다. 어떤 여인이 자신의 발에 부은 향유를 선물로 받으셨다. 제자들의 시간과 헌신을 선물로 받으셨다. 나사로의 누이인 마리아의 사모함을 받으셨다. 내가 찬양과 감사에 대해 알고 있는 대부분의 내용은 아이들이 가르쳐준 것이다. 아이들은 애완견이나 다람쥐에게 매일 먹이 주는 일을 귀찮아 하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쳐주셨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 있어야 하나님께서 주시는 일상적인 선물을 평범하게 여기지 않고 감사히 받아들일 수 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 있어야 나의 행위와는 별개로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다. 세 번째 특징은 어린아이들은 신뢰하는 법을 알고 있다는 있다는 것이다. 어른의 손을 잡고 가는 아이는 복잡한 거리에서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을 절대 신뢰하지 말라고 단단히 교육해야 한다. 왜냐하면 불신이란 아이들의 본능과 정반대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예수님께서는 아이들이 아빠에게 쓰는 표현을 하나님께 사용하셨다. "아바 아버지여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시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막 14:36). 그분은 자기 앞에 어떤 일이 놓여 있더라도 하나님을 신뢰하기로 결단하셨다. 심지어 십자가 위에서도 어린아이 같은 의존성을 드러내셨다.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눅 23:46). 비현실적인 기대감 대 허심탄회한 믿음, 율법주의 대 은혜, 불건전한 의존 상태 대 어린아이와 같은 신뢰. 나는 자주 어린아이 같은 믿음과 어린애 같은 유치한 신앙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두 믿음 사이의 차이점은 엄청나다. 한쪽은 나를 영원한 유아기 상태에 머물게 하고, 다른 한쪽은 나를 하나님과의 성숙한 관계로 이끌어줄 것이다. 필립 얀시 (차성구 옮김, 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 좋은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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