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시작에 교회를 향한 제언

최종진

 

 

자연 중심적 동양의 시간관은 시작이 없는 윤적(輪的) 운동(圓線史觀)이라면, 하나님 중심적 세계관인 구약성서는 시간을 처음(창 1:1)과 나중(계 21:1-8)이 있는 선적(線的) 프로세스(直線史觀)로 보기 때문에 미래 지향적이어서 비전이 중요해진다(잠 29:18). 교회는 새로운 세대에 비전을 제시하며 성실하여야 한다.
비전은 자신의 미래를 마음에 그리는 차원, 좀더 넓고 높은 뜻을 가지고 사회와 민족을 위해 살려는 소망의 차원 등이 있다. 그러나 영적 차원에서 주님께서 주시는 환상에서 오는 비전은 더 높은 차원이다. 비전의 기능은 사람에게 바른 선택, 집중력, 기회포착, 인내력을 조장할 뿐 아니라 비전이 이뤄질 미래에서 현재를 뒤돌아보는 지혜를 준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주신 비전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그래서 출애굽의 결단을 할 수 있었고 광야의 모진 바람과 태양빛 아래의 고통을 이기고 그 사막길을 갈 수 있었다. 모세, 여호수아는 이 일을,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 일생을 바친 모델이다. 충성된 하나님의 집의 청지기로 살았다고 성서는 평하고 있다.

주님의 재림과 연관된 꿈을, 환상을 계발하여 제시하여야 한다.

첫째로, 성결교단은 새로운 천년기에 위대한 비전을 가지고 뛰어야 한다. 그것은 21세기를 이끌어 가는 주역적 교회로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 1)변화받는 교회(중생) 2)개혁하는 교회(성결) 3)치유하는 교회(신유) 4)준비하는 교회(재림)로 사중복음의 시대적 적응 비전을 성도들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하여야 한다. 너무나 귀중한 유산인 우리의 교단 신학과 신앙을 재활성화하는 몸부림이 필요하다. 100주년 기념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는 이 꿈을 펼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1)복음적인 보수신앙의 체계화(신학적 정통성 유지, 발전/ 성결교의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을 보다 신학화하고 현장에 적극 적용한다/ 역사적으로 신학사상이 자유주의적일 때 교회는 퇴보하고 힘을 잃었다) 2)영성체험의 실제화(성령의 체험과 은사와 열매) 3)교육목회의 현장화(지적, 신앙의 생활화) 4)평신도 사역 극대화(소그룹화, 평신도 훈련과 역할 확대) 5)신유적 치유의 현장화(육체적, 정신적, 영적 행복감) 6)지역사회, 민족, 세계를 향한 전도와 선교의 조화 7)종말론적 삶의 실천화(재림신앙의 준비와 헌신의 삶)로 제시해 본다.

둘째로, 성결한 삶을 살아야 한다.

구약종교는 시간의 성화에 목표를 둔 시간의 종교이다. 공간적 인식에는 시간이 일정하고 반복적이며 동질적이지만 구약성서는 시간의 다양한 특성을 지각하고 있다. 시간은 사건이 포함된 흐름, 특별히 하나님의 거룩한 구속사적 사건이 꼬리를 물고 계속 일어나는 시간이다. 그래서 똑같은 두 개의 시간은 없다. 구약은 그래서 시간 속에 있는 거룩함에 애착을 가지며, 거룩한 사건들에 애착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거룩한 하나님께 속한 날에 그 하나님을 만나는 제사와 연결되어 있다. 거룩이란 귀한 단어가 창조 이야기의 끝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나 야웨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세계는 거룩한 영원 즉 영원한 현재(Eternal now)로 거룩함이 전체를 이루는 현존(I Am)이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는 성결한 삶을 영위해 가야 한다. 진실되고 단순하고 거룩하게 살아야 한다. 학문적 주장이나 구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가는 성결이어야 한다. 셋째로, 교회는 예배, 전도와 선교, 친교, 봉사와 구제를 담당하는 곳이라는 인식과 더불어 “하나님께서 교회성장을 원하시기 때문에 성장하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도 교회 성장을 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 모든 성결인은 희생과 대가를 기꺼이 치루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21세기를 이끌어 갈 교회는 교역자에게 편중된 교회 구조(교역자 중심의 패러다임)를 평신도 중심(각 기관 중심→각 그룹 중심)의 분산된 교회 구조로 과감하게 개혁하여 실질적으로 다양한 전문적 특성을 가진 평신도가 움직이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거기서 정보의 과다와 혼란에 헛갈리면서 그들의 삶의 방향을 찾으려는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의미, 즉 삶의 보람을 부여해 주어야 한다. 21세기의 한국교회, 성결교단은 먼저 다가온 시대의 물결을 이해하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력을 갖춘 교회로 몸부림쳐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는 분명히 지금과는 다른 시간인 것은 분명하다. 알지 못하는 시간을 확실한 시간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준비에 달려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느껴지는 위기란 위험한 때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기회일 수도 있다.  

  한국성결신문 266호(200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