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선교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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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로 하여금 교회되게 하라는 부르짖음은 선교라는 문제와 부닥치게 된다. 선교는 역사 위에서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응답하는 데 있다. 따라서 우리가 디디고서 있는 상황은 많은 선교적인 요청을 하고 있다. 오늘의 교회는 구조 자체의 혁신을 통해 '스윙·처치' 스타일의 전투적인 상황을 이해하기 전에는 바람직한 선교가 불가능하게 된다. 교회가 서 있는 위치는 역사 한복판이기 때문이다.
첫째, 정치적인 면에서 교회는 민감해야 한다. 정치의 현실 속에서 사회 정의와 권력의 민주화가 이룩되도록 주어진 선교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정치 구조가 빚어내는 여러 가지 부정과 죄악된 요소에 대해서 교회는 역사의 주권자되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의 권력구조가 하나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교회가 교회되기 위한 투쟁에서 가장 중요하며 강력한 요청이다. 따라서 정치면에서 교회의 선교적 자세확립은 시급해지게 된다.
둘째, 경제면에서 가장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는 현상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 소유의 극대화 현상에 따르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와의 경제구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오늘의 선교상황에서 두드러진 문제점이다. 현대인들의 절박한 부르짖음은 '물질로부터 구원'을 갈망하고 있다. 특히 소유의 문제로 말미암아 공동체의 동질성 파괴에 따른 균열은 교회가 화해의 역할을 감당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분배의 공정과 유통구조가 정의 속에서 실현되기를 위해 힘써야 한다. 또 개발을 통해 평화에 기여하는 교회는 경제윤리확립에 정신적 기조를 담담하여야 한다. 모든 개발계획에 교회는 복지향상을 위해 여러모로 참여 발언해야 한다. 특히 농촌과 같이 경제개발 계획에서 소외되기 쉬운 그들을 위한 방법도 모색되어져야 한다.
셋째, 사회적 상황의 급격한 변천은 사회구조의 변화가 대변한다. 특히 가족구조는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으로 바뀌어가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족계획 등 인구문제, 최근의 도시화와 공업화에 따르는 공해문제, 교통문제, 후생시설문제, 노동조합 등은 선교에 착안해야할 좋은 분야이다. 그리스도 화해의 구체적인 표현으로 새로운 공동체의 출현을 갈망하는 교회는 특히 사회 구조 변화를 선교의 깊은 관심사로 다루어야 한다. 오늘의 사회상황이 개인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교회가 약한 사람, 소외된 사람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하며 그들의 봉사자로 서야 한다는 선교적인 요청에 귀 기울여야 한다. 특히 사회구조의 양극화, 변천하는 구조 속에서의 적응 상실에서 오는 폭발적인 요인을 적절하게 교회는 처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의식주 생활 등 우리와 밀착되어져 있는 문제부터 선교의 관심으로 쌓아 출발해야 한다. 최근 아파트 선교 등 인간화를 위한 선교의 스타일이 적극 개발되어져야 한다.
넷째, 문화적 측면에서는 교회가 토착되어져야 한다는 면에서 선교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청년문화문제, 여권신장문제, 시민정신 확립문제, 교육 문제 등 산적된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먼저 문제 발굴을 통한 문제의 정립이 시급히 요청된다. 특히 오늘의 문화풍토가 과거지향적인 복고주의와 퇴폐적이며 향락적인 도색문화 형태가 독버섯처럼 번지는 이 때, 교회는 바람직한 문화형성에 선교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선교의 방법의 획일화는 지양되어야 한다. 각기 상황에 따라 그 속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룩하도록 힘써야 한다. 따라서 오늘의 선교전략은 전문적이며, 기동성 있고 탄력성 있게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 우선 이를 위해 교회는 선교의 문제를 발굴하는 데 힘써야 한다. 선교는 인간의 삶 전부를 포괄한다. 삶은 세계와의 관계이기 때문에 교회는 선교 상황에 대한 전달을 시급히 시작하여야 한다. 개체교회의 선교는 오늘의 상황이 요청하는 것처럼 다양해져야 한다. 동시에 전문적이며 기능적인 응답을 수반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신부가 고아원의 어린이 학대 사건을 고발한 것처럼 오늘의 선교의 자세는 도전과 투쟁과 행동을 동반해야 한다.
교회는 조그마한 일부터 오늘의 선교 상황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가지고 주변에서부터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해야 한다. 교회가 선교의 자세를 포기하는 바로 그때부터 교회는 교회이기를 단념하는 것이다. 이러한 급박한 시대에 서울신학대학에서는 선교문제연구소를 발족하고 제반 선교문제를 연구, 분석,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첫째로 한국의 선교적인 토양의 이해가 역사적으로 고찰된 설교의 전이해로서 한국의 이해가 요청된다. 둘째로 선교 1 세기 간의 기독교 성장에 대한 여러 각도에서의 연구와 성장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찾아 신학적인 연구가 이룩되어야 한다.
끝으로 분석된 자료는 목회, 기독교교육, 각종 특수 교육분야 등에서 전문적으로 활용되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교회가 선교에 대한 자각을 해야 한다. 오늘의 선교상황에 부딪치며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려는 신앙적인 결단을 통한 응답이 있어져야 한다. 이 때 교회는 교회다워지며 또 교회의 개혁이 시도된다. 교회 개혁은 선교를 위한 자기 혁신에서 출발되어져야 한다. 지금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선교의 명령에 귀를 기우릴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