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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평가 및 제언

지금까지 고찰해 본 결과 존 웨슬리 부흥운동은 영국의 사회개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이 확인되었다. 웨슬리와 그의 메도디스트들은 복음전도 활동을 통해 영혼 구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죽어 있던 당시 영국의 종교에 영적인 활력을 불어 넣었다. 그 뿐만 아니라 가난한 자와 병든 자, 노동자, 교육, 여성, 교도소와 형법, 노예 등 당시 사회의 제반 문제들에도 적극 참여하여 활동을 전개했다. 그리하여 18세기는 물론 19세기에 이르러 맺혀지게 된 많은 사회적인 개혁의 결실들, 곧 교도소와 형법 개혁, 의무 교육제도 확립, 노예 해방, 그리고 노동자 해방(the emancipation of the workers) 등이 웨슬리 운동의 직접 혹은 간접적인 열매였음을 본 연구는 밝혔다.

본 연구에서 본 바대로 웨슬리는 구제차원을 넘어 실제적인 개혁으로 나아갔다. 그가 1770년대의 경제 위기에서 현재의 생필품 부족에 대한 사고들이라는 글을 통해 정부의 개입을 요청했다는 것이 핵심적인 경우이다. 그 뿐 아니라 그는 1774년에 출판된 노예제도에 관한 사고라는 그의 소책자를 통해 노예제도를 맹렬히 공격했다. 그가 윌버포스의 노예해방 운동이나 하워드의 교도소 개혁운동 등을 적극 지원하였고, 메도디스트들이 그 일을 훌륭하게 후원하였으며 노동자들의 해방을 위해 노력한 일들은 또 다른 실예들이다.

본 연구를 통해 선행은총을 통한 인간의 책임성과 실현되는 종말론, 그리고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 등의 웨슬리의 사상에서 사회 변혁적인 성향이 내재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다른 말로 하자면 웨슬리의 사상 속에는 개인의 성화를 넘어 사회 성화적인 요소가 분명하게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웨슬리에게 있어서 성화는 성령의 능력을 통한 사랑을 뜻한다. 김홍기의 말처럼, “성결이 세상과 분리되는 경험이라면 사랑은 세상 속으로 찾아 들어가 섬기는 성육신적 경험”이다. 그러기에 이 사랑은 무엇보다도 사회적인 것이다. 그리고 웨슬리에게 있어 우리가 대망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오로지 미래적이고 천상적인 것만이 아니라 현재적이고 사랑 속에 지금 여기에서 실현되어야 할 실재이다.

이러한 면에서 웨슬리는 참으로 사회 개혁자였다 할 것이다. 그의 관심과 실제적인 행동, 그리고 그의 사상이 이를 뒷바침해 주고 있다. 그러기에 그를 전도자로만 보는 것이나 도덕적 개인주의자로만 보려는 시각은 시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은 웨슬리의 이러한 사회 봉사와 사회 개혁의 참된 관심은 그의 종교적인 경험에서 기인되었다는 사실이다. 올더스게이트의 복음적인 회심에서 그의 사회사역에 대한 관점이 새로워지고 강화되었던 것이다. 그 체험을 통해 의무적인 행동이 사랑의 행동으로 변화되었는데, 이 사랑이 웨슬리를 복음전도자 뿐아니라 아우틀러가 지적한 바처럼 “사랑 안에서 성숙된 믿음에 의해 창출되어진 크리스챤 삶의 웅대한 비젼을 지닌 개혁자”가 되게 했던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웨슬리의 사회개혁운동의 토대는 막스주의자들과는 구별이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웨슬리 운동에서의 개혁활동은 “그 중심에 계급에 대한 증오가 아닌 인간애적인 사랑을 지닌 혁명”이었으며,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구원론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이렇게 보면 웨슬리의 부흥운동은 영혼과 육신을 포함한 포괄적인 복음을 내포하고 있다. 18세기 영국의 웨슬리 부흥운동에 있어서 개인의 의인과 성화는 사회적인 참여로 연결되었다. 다시 말해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이 각각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참으로 웨슬리에게는 영혼과 육신 그리고 개인과 사회가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간 웨슬리의 전통을 따르는 한국의 교회들 경우 개인적 성결의 추구 속에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거나, 반대로 사회 행동을 전도로 대치시키고 사회구원만이 참된 기독교의 사명인 것처럼 주장하는 등 균형을 상실한 경향성이 강했다. 양자 모두 그들의 유산을 절반 상실하는 것이다. 웨슬리에게 있어 복음은 그렇게 분할될 수 없는 것이었다.

특히 기독교대한 성결교회는 지나치게 개인성화 중심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하여 웨슬리의 좋은 모범과 ‘성결교회’라고 하는 훌륭한 명칭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간 성결교회는 사회적인 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기독교대한 성결교회는 웨슬리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것이다. 그간 주류를 이루어 왔던 웨슬리에 대한 전도자로서의 편향적인 부각과 개인적인 성화에의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이 성결교회가 웨슬리의 본래의 모습에 충실하게 되는 길이기 때문이며, 또 21세기의 사회와 교회에서의 주도적인 역할을 위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웨슬리의 사회활동과 사회적인 성화에 대한 활발한 연구의 진행일 것이다. 그간 웨슬리 운동의 사회적인 측면에 대해 조직 신학적, 역사 신학적, 성서 신학적, 기독교 윤리적, 그리고 실천 신학적인 본격적 연구들이 거의 전무했다고 본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성결교회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므로 성화를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하여 개인의 갱신은 물론 사회를 새롭게 하는 일을 선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웨슬리 부흥운동의 진정한 소산이었다 하겠다.

목회자로서 본 연구자는 목회 현장에서도 웨슬리의 그러한 모델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모색하고 또 구체적으로 적용되는 역사가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