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 운동과 "시민" 운동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의 거대한 운동이다. 누룩이 빵을 크게 부풀리듯이, 작은 씨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듯이,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에 심겨져 이 땅을 구원하고 변화시키는 위대한 운동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 운동을 가져온다. 1. 인간의 지배와 억압을 무너뜨리고 모든 인간을 하나님의 통치 아래 세우는 운동: 2. 물질의 독점과 착취를 무너뜨리고 모든 인간이 더불어 살게 하는 운동: 3, 온갖 차별과 소외를 무너뜨리고 모든 인간이 형제, 자매가 되게 하는 운동: 4. 불신과 죄악을 무너뜨리고 모든 인간을 믿음과 사랑과 소망으로 인도하는 운동: 5. 인간 중심적인 문명을 무너뜨리고 모든 피조물이 충만한 생명과 축복을 누리게 하는 운동.
역사가들은 "역사가 발전하는가 퇴보하는가?"라는 문제에 관해 종종 논쟁한다. 위의 다섯 가지 척도를 가지고 역사를 잰다면, 다음과 같다. 1. 역사는 소수 지배로부터 다수 지배로 향하는 분명한 추세를 보인다(진보): 2. 나라와 시대마다 사정은 달랐지만, 지금은 빈부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는 추세를 보인다(퇴보): 3. 인종과 문화, 성별과 나이, 문화와 종교 간의 차별은 대체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진보): 4. 서양에서는 교회가 침체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지구상으로는 그리스도인들의 숫자가 점점 더 늘어난다(진보): 5. 자연파괴에 따른 생태계의 위기는 점점 더 심해진다(퇴보).
위의 결론을 종합해 볼 때, 역사는 진보와 퇴보를 반복하는 듯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진보의 경향을 더 뚜렷이 보인다. 그리고 비록 역사가 아무리 암울하다고 하더라도,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때문에 항상 소망을 가진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원칙적으로 낙관주의자다. 즉 인간들이 하는 일을 볼 때에 그리스도인은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이 하시는 일, 즉 하나님의 나라 운동을 볼 때에 그는 무조건적으로 낙관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시민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가들을 물갈이하고 있다. 나는 여기서 또 하나의 거대한 하나님의 나라 운동을 본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인 교회 안에서는 시민 운동, 아니 평신도 운동이 장차 얼마나 거세게 몰아칠 것인가! 깨어나는 평신도와 비약적인 정보화는 하나님의 나라 운동을 더욱 촉진하리라고 본다. 교회도 서둘러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너무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