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23)

 

흔들리는 터전

(2016년 9월 13일)

 

  

어제 경주를 비롯한 경상도 지역에 난 데 없이 큰 지진이 일어나,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고 불안해 밤잠을 설쳤다고 전해 온다. 예부터 우리나라에도 가끔 지진이 일어났지만, 요즘에는 매우 드문 일이어서 우리는 일본을 바라보며 안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땅이 종종 흔들리는 지층 위에 서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우리는 지진에 대한 대응과 준비가 부족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더욱이 우리나라 동해안에는 얼마나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몰려 있는가! 그러나 미래에 지진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크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더 불안하다.

이에 비해 한국의 대학과 교회가 지금 경험하고 예감하는 지진은 매우 분명하고, 강력하다. 내가 몸담고 있는 우리 대학도 지금 이를 위해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다. 머잖아 학생과 학과와 대학이 줄어들거나 아예 사라지는 사태를 우리는 분명히 맞이할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를 위한 우리의 대비는 너무나 허술하다. 교회 위기의 주된 이유는 날로 더 심해지는 도덕적 타락이지만, 이를 개선할 가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절망케 한다. 그런데 생존경쟁이 치열할수록 도덕성은 더욱 뒷전으로 밀려나기 십상이니, 악순환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속한 공동체는 과연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 모든 걱정을 주님에게 맡기고, 우리는 항상 평안만을 누려야 할까? 안타깝지만, 대학과 교회에 몸담고 있는 나는 상황을 훨씬 더 비관적으로 바라본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안일하고 방관적인 자세로 일관하며, 각자가 자기 살길만을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여실이 입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