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24)

한국의 핵무장?

 

(2016년 11월 21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 있으며, 한국의 차기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정부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독자적인 핵무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전문지는 ‘동아시아는 트럼프의 핵무기 발언을 액면 그대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라는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FP는 트럼프가 대선 캠페인을 통해 밝힌 주한·주일 미군 철수 검토, 한국과 일본 핵무장 용인 등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면 한·일 등 동맹국의 방위비 증액과 핵무기 확산이 불가피하고, 동북아 지역의 안보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세계일보)

오늘 아침에 본 위 기사는 두 가지 사안을 다루고 있다. 하나는 박근혜 정부의 붕괴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의 핵무장과 그로 인한 동북아 지역의 안보 위기다. 박근혜 정부의 붕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백성의 마음 속에서 이루어졌고, 실제적인 붕괴는 이제 시간만 남은 상태라고 본다. 나는 그녀가 대통령 후보에 나올 때만 해도, 비록 박정희 독재자의 그림자 속에서 그의 후광을 업고 나온 그녀를 나는 극구 반대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이명박보다는 훨씬 더 나을 것이라고 소박하게 기대했다. 최소한 그녀는 이명박보다는 좀 더 정직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의 어리석은 이런 기대가 무너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나의 이런 기대는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정치가는 원래부터 거짓말의 달인이라는 생각을 내가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지만, 엄연한 사실만이 아니라 자신이 조금 전에 한 약속까지 완전히 뒤집어 버리는 그녀는 아마도 기네스북에 “세계가 낳은 최고의 거짓말 달인 정치가”로 오를 법하다. 그녀가 한국사회에 끼친 가장 큰 악영향은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빚어진 경제적, 사회적 피해라기보다는 정치적 지도자와 더 나아가 정치 전반에 대한 철저한 불신감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하나? 문재인과 안철수는 박근혜보다 좀 더 나을까? 미안하지만, 나는 앞으로 또 절망할까 두려워서 그들에 대한 섣부른 기대마저 미리 포기하련다.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과 현실성은 충분하다. 만약 미군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철수한다면, 아마도 그럴 가능성과 현실성이 상당히 커질 것이다. 동북아 지역의 나라들이 너도나도 핵무장에 나선다면, 이곳의 안보가 매우 불안해질 것이라고 사람들은 걱정하는 듯하다.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 나는 철저히 반핵주의자와 평화주의자이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핵무장이 엄청난 경제적 부담은 주지만, 동북아와 우리나라 안보의 위기는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잘 알다시피, 핵무기는 공격용이 될 수 없다. 미국이 일본과의 전쟁을 최대한 앞당김으로써 미군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는 속셈보다는 아마도 핵무기 성능을 최초로 실험해 보려는 속셈으로 일본에 두 차례 핵폭탄을 투하했겠지만, 그 이후로는 미국이 핵무기를 공격용으로 사용한 적이 전혀 없다. 월남 전쟁에서 미국이 핵폭탄을 왜 사용하지 않았으며,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소련이 왜 핵폭탄을 투하하지 않았는가? 한 방이면 전쟁을 끝내고 승리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막중한 손해를 당하고도 순순히 물러났는가?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를 감히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핵폭탄을 투하하여 전쟁에서 이겼더라도, 국제적인 비난을 과연 감수할 수 있었겠는가? 핵폭탄 사용으로 인한 엄청난 수의 민간인 살상과 문명 파괴는 그 어떤 것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악행이고, 그 무엇으로도 회복할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다.

비록 미군이 우리 땅에서 물러가도, 난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극구 반대할 것이다. 비록 우리나라가 핵무기를 가지더라도, 언제 그걸 사용하겠는가? 북한이나 중국의 공격에 대한 방어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교활한 정치가들과 순진한 백성들과 많은 기독교인들조차 핵무장을 주장하겠지만, 난 핵무기를 절대로 용인하고 싶지 않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 존재하는 수많은 핵무기를 누가, 언제, 어떻게 사용하겠는가? 내가 너무 순진한 낙관주의자인가? 어리석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악독한 원수라도 핵폭탄 아래서 비참히 죽어가는 것을 난 절대로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