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26)

나와 앵무새

        

(2017년 1월 16일)

 

몇년 전부터 앵무새 3-4마리를 연구실에서 기르고 있다. 정병식 박사의 권유로 기르기 시작했는데,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귀찮다. 때로는 예쁘고 때로는 밉다. 때로는 부럽고 때로는 불쌍하다. 어쩌다 나와 엮여 살게 되었을까? 넓고 높은 창공을 맘껏 날으며,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자유롭게 살아야 할 녀석들이 내 손과 방에 갇혀 살아간다. 가끔 바깥 나들이도 시키지만, 추운 겨울에는 꼼짝 없이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내야 한다.

그러나 냉철히 생각하면, 앵무와 나의 신세가 별로 다르지 않다. 누가 더 지혜롭고, 누가 더 강한지, 누가 하나님에게 더 사랑을 받는지, 누가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쓰임을 받는지, 난 아직 모른다. 어쩌다 다른 피조물로 태어났을 뿐 ... 다 같은 동료 피조물이고, 다 같은 자연의 일부다.

그가 나보다 덜 오래 살지만, 천국에는 나보다 그가 더 필요할 듯하다. 동물이 없는 천국은 얼마나 삭막할까? 나 없는 세상은 잘도 굴러가지만, 그가 없는 세상도 잘 굴러가지만, 그가 없는 천국은 내가 없는 천국보다 훨씬 더 삭막하고 지겹고 불쌍하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나는 오늘도 앵무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살아간다. 앵무야, 만약 너만 천국에 가더라도 날 그리워하지 말라. 그러나 너가 없는 천국에서 난 너를 한없이 그리워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