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30)

총장 직선제

 

(2017년 6월 13일)

 

얼마 전에 한국의 대표적인 신학대학들이 내부 갈등으로 진통을 앓고 있고, 비리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오늘은 총장 직선제를 둘러싼 갈등을 고민해 보기로 하자.

감신대의 총장 선출 난항과 그로 인한 학내 분교 가운데서 학생들이 총장 직선제 관철을 위해 단식하고 종탑에 올라 시위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아마도 감신대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화여대가 총장 직선제를 실시한 모습에서 영향을 받음직 하다. 국립대학은 오래 전부터 총장 추천제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직선제의 형태를 유지해 왔는데,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부터 이런 전통을 묵살해 온 것 같다. 그 여파로 부산대학에서는 교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던 교수 한분이 총장 직선제를 관철하기 위해 투신자살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총장 직선제가 학내 갈등과 분쟁을 야기한다거나, 여러 가지 비리와 폐해를 낳는다고 많은 사람들은 지적한다. 세상에 완전한 제도는 없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 가급적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은 사람이 지도자로 뽑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금 사립대학의 총장은 소수의 이사들에 의해 선출된다. 이사들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만 학교를 맡다 보니, 전문성은 물론이고 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학에 대한 소속감과 헌신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그런데 그들에 의해 선출되는 총장은 학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학교 구성원들은 대개 자신들이 지지하지도 않고 존경하지도 않는, 심지어는 싫어하거나 배척하는 총장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총장 선출 제도 아래서는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농후해진다. 총장과 이사 간에 모종의 정치적, 경제적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그 결과로 학교 운영은 매우 기형적인 모습을 띠게 되며, 급기야는 전횡과 부패를 야기하기도 한다.

우리 서울신학대학에도 오래 전부터 이사들이 총장을 선출하는 전통이 이어져 왔고, 총장 직선제가 실시된 적은 한 번도 없다. 과거에 이사들이 교수들에게 복수 후보를 추천해 주기를 요청한 적이 한 차례 있었지만, 이것은 완전히 요식절차에 불과했다. 지금 교수협의회의 정관은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해 공청회와 3인의 후보 추천제를 결정해 놓았지만, 과연 정관대로 잘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우리 학교는 전 총장이 남긴 문제를 푸느라 끙끙대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이 총장선출 제도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도의 모순이 낳은 불행의 산물임은 분명하다. 차제에 우리도 학내 구성원들과 교단의 주요 대표자들이 총장을 뽑는 제도를 심각하게 고려해 보는 것이 어떨까? 직선제의 단점은 최대한 줄이고 그 장점은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