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봉

 

(2019년 6월 11일)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북으로 갈라져 다투는 지구 유일의 분단국가다. 표면적으로 보면, “공산(사회)주의냐, 자유민주주의냐?”를 놓고 서로 싸우는 것 같지만, 특히 남한을 들여다보면, “자주독립이냐, 친일-친미냐?”를 놓고 싸우는 것처럼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 공산주의를 적대시하던 남한의 정권도 북한과 꼭 마찬가지로 독재와 인권탄압, 부패와 불의를 자행했다. 그러니 북한 정권을 빼닮은 남한 정권을 위해 왜 고귀한 목숨을 바쳐가며 싸워야 하는지 의아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더욱이 북한을 적대시한다는 정권이 북한을 끌어들이거나 북한과 정략적으로 회담하면서 정권 연장을 획책하는 것도 기이했지만, 이런 정권에 충성해 온 지도자들이 대부분 군복무를 하지 않은 특권층이라는 사실은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에게 “나라를 지키고 애국하자!”라는 외치는 보수우익들이여, “너나 잘 하세요!”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투쟁에 헌신한 김원봉을 거론했다고 야당이 대통령을 공격하지만, 박근혜가 주도한 국정교과서가 김원봉을 자주 언급한 것, 야당 지도자들이 김원봉 영화를 보고 만세를 부른 것, 밀양에 김원봉 기념관을 세운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전형적인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

박정희의 친일 행동은 어떤가? 그를 아직도 추모하고 숭배하는 사람들은 그의 친일 행동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가? 어제 황교안이 친일 전력이 있는 백선엽을 찾아가서 김원봉을 언급한 대통령을 비난한 장면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역설이요, 자기모순이었다.

외형적으로 우리는 일제 지배로부터 벗어났지만, 친일 세력들이 여전히 큰 소리를 치고 높은 자리와 이득과 국립묘지까지 차지하는 어이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우리는 프랑스와 독일처럼 왜 여태 매국노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는 못난 나라가 되었는가?

청명한 아침을 맞이하면서 기분이 매우 상쾌했지만, 이 기사를 보고 나니 도리어 불쾌하고 슬퍼졌다. 그래도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미래의 세대를 위해서라도 다시금 희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