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위선자를 사랑한다.

 

 

2019년 10월 2일

 

조국 사태 때문에 나도 오래 동안 심란했다. 불편하게 지인들과 논쟁해야 했고, 나의 어설픈 주장을 페북에 올려보곤 했다. 언론 매체가 여전히 조국에게 매달리는 것을 보니, 조국이 참으로 대단한 인물인가 보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드디어 이낙연과 황교안에 이어 세 번째 대통령 후보 자리에 올랐단다. 이게 “노이즈 마케팅”을 해 준 자한당의 업적이란다. 참으로 고난이 인물을 만든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다시 깨닫는다. 그래서 그의 미래도 새삼 궁금해진다. 그가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지, 과연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조국을 바라보면서, 법과 정치에 문외한인 나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참을 수 없이 가볍고 무식하고 무정한 내용에는 나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사회주의” 논쟁이었다. 어제도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이찬수 목사를 공산주의자라고 마구 모욕하는 한 목사의 설교 한편을 들었다. 너무도 한심한 설교여서 곧장 화면을 꺼버렸다. 사회개혁이나 약자를 위한 배려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친북 공산주의로 마구 매도하는 악습은 아직도 뿌리가 뽑히지 않았다. 이승만과 박정희 등의 원죄가 얼마나 큰지 다시 실감했다. 그래서 검찰과 법원 개혁과 국회 개혁 다음에는 교회 개혁과 사상 개혁이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오늘은 갑자기 “위선자”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조국을 겨냥한 중요한 비판의 하나는 그가 자신이 줄기차게 주장한 대로 살지 않은, 아니 자신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위선자라는 비판이다. 어제의 JTBC 토론에서도 그런 말이 나왔다. 맞다. 조국이 자신의 주장대로, 아니 거꾸로 살아온 점은 매섭게 비난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내가 가장 어이없게 생각하고 그래서 조국을 심리적으로 방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조국보다 훨씬 더럽고 악하게 살아온 자들,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삶을 살아온 적폐 세력들, 특히 자한당 사람들과 비리와 특혜에 가담해 온 지도자들, 특히 그런 유형에 속한 목사들과 교수들까지 가세한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 중에는 내가 아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구역질이 날 정도로 위선적으로, 아니 더럽게 살아온 자들이 갑자기 의인이라도 된 것처럼 변신하여 조국을 비난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우리 중에 누가 위선자가 아닌가?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가? 나부터 매우 괴로웠다. 나도 내가 주장한 대로 살아오지 못한 위선자임은 분명하다. 특히 높은 이상과 목표를 추구하는 인물일수록 더 위선적일 가능성은 크다. 처음부터 아예 그런 삶을 추구하지 않는, 거의 동물적인 사람들은 위선자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 이런 점에서 모든 지도자들은 위선자라는 비난을 받을 자격과 의무가 있다고 나는 본다. 예수님이 당시의 지도자들을 향해 퍼부으신 가장 예리한 비난도 바로 “위선”이었다. 오죽하면 예수님이 우리더러 선생이나 높은 자, 심지어 아버지가 되지 말라고 하셨을까!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이 위선자가 될 수밖에 없다면, 파렴치한 악인보다는 위선자가 훨씬 더 낫고, 강남우파보다는 강남좌파가 훨씬 더 낫고,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보다는 말이라도 제대로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나으며, 반성하지 않는 악인보다는 반성하고 자신과 사회를 개선해 보려고 몸부림을 치는 사람이 훨씬 더 낫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에 나는 그동안 불의하게 살아온 많은 자들이 정의로운 자로 갑자기 돌변하여, 그들보다 더 진지하게 사회를 개혁하려고 애써온 위선자들을 무참히 공격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리고 오랜 시절 동안 독재와 부패에 기생하며 특혜를 누려왔던 자들이 자유민주주의자로 가장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땀과 피를 흘려온 자들을 무참히 비난하는 장면을 보았다.

비록 도덕적으로는 흠결이 적지 않지만, 더욱이 부인과 자녀들이 불법에 어느 정도 가담했더라도, 그래도 내가 조국을 끝까지 지지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는 결코 조국 때문이 아니며, 검찰 개혁 때문만도 아니다. 도덕적, 법적으로 남을 도저히 비난해서는 안 될 악인들, 위악자들이 갑자기 의로운 자들인 것처럼 촛불까지 쳐들며 조국을 죽이려는 후안무치한 작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