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를 어떻게 길들여야 할까?

(2020년 1월 13일)

   

 

박근혜 탄핵 이후, 그리고 특히 조국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서 사실(Fact)은 매우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가짜 뉴스와 가짜 정보가 점점 더 강력한 위세를 떨치는 오늘날 사실 확인(Fact Check)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인류의 문명이 진리와 선함과 아름다움(진선미)을 추구해 온 과정으로 본다면, 진리와 진실을 알고 실천하는 것은 인간다움과 문명, 나아가 행복의 중요한 척도의 하나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요소가 과연 역사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힘일까? 물질(마르크스), 성욕(프로이트), 권력(니체)이 아닐까? 무엇이 진리이고 선하고 아름다운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제 각기 다른 이론을 전개하지만, 물질과 성과 권력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 논쟁도 이런 욕망과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아니 이런 욕망과 가장 강하게 얽혀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욕망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이것도 결국 인간이 추구하는 더 깊은 질문, 즉 가치와 의미에 대한 질문과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물질과 성과 힘의 생산과 분배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기보다는 이제는 무엇이 참으로 더 바람직하고 더 나은 가치와 의미와 행복을 가져다주는지를 놓고 더 치열하게 논쟁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을 간과한 모든 논쟁과 투쟁은 인간 사회를 점점 더 야수 사회로 추락시킬 것이고, 날로 더 불행한 세상을 만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다. 그러므로 야수 사회로 점점 더 편입되어가는 교회와 대학이 새롭게 각성하고 분연히 일어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만약 교회와 대학마저 야수 사회로 변질되어 간다면, 누구에게 희망을 걸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