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증보판에 부치는 글

 


『조직신학입문』이라는 작은 책이 "수줍게" 얼굴을 세상에 내민 지도 어언 14년이 되었다. "수줍다"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입문서는 대개 관련 분야에서 일가견(一家見)을 갖는 대가(大家)들이 후진들을 위해 봉사하는 차원에서 집필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오직 그런 분들만이 복잡하고 다양한 이론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년의 신학자가 입문서를 쓴다는 것은 하룻강아지의 행동처럼 보인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대가들이 쓴 입문서와 번역서들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부족한 이 책을 펴내야 하는 필자는 수줍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수줍다"라는 말은 또한 책의 부피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조직신학은 실로 한 권으로는 요약할 수 없을 정도로 장구한 역사와 방대한 부피를 자랑한다. 그러므로 오늘날도 대가들은 여러 권의 책들을 내어놓고 있다. 그와 달리 이 책은 매우 작다. 그렇지만 두꺼운 책들은 장점과 함께 단점도 분명히 지닌다. 두꺼운 책을 구입하고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은 날로 줄어든다. 더욱이 요즘 사람들은 영상을 선호하는 편이며, 가급적 가벼운 부피의 책을 원한다. 이런 현상과 맞물려 현대인의 독서력도 날로 줄어드는 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은 책은 장점을 지닌다. 비록 처음부터 미리 구상한 것은 아니지만, 작은 책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세상에 처음 얼굴을 내민 지가 오래되었지만, 이 책을 네 번이나 찍었다는 것은 신기할 따름이다. "네 번이 별 것이냐?"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이지만, 홍보와 판매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그리고 신학생의 구매력과 서적의 매력이 날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 정도라도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독자들의 관심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어색하고 잘못된 표현을 볼 때마다 수정하지 않은 채 지켜보는 것이 늘 마음의 부담이 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내용도 조금 보완해야 할 필요성도 생겨났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구조와 내용은 가급적 그대로 살리려고 하였다.  

비록 성의껏 보완하였지만, 아직도 미흡하기 그지없다. 건강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다. 독자의 아낌없는 편달과 지도를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이 책을 출판하기 위해 수고하신 모든 분들과 이 책을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사랑스러운 아내와 늠름한 두 아들에게 이 책을 선물로 주고 싶다. 



2006년 12월

부천 성주산 아래서 이신건